KT 유선전화 또 먹통… 뒤늦게 '보상 준비 중'
10일 오전 6시께 장애 발생... 같은 날 오후 4시20분 복구
빈번한 사고 미흡한 보상... 소비자 불만 가중
[yeowonnews.com=이정운 기자]10일 KT의 유선전화 서비스가 서울과 충청 등 일부 지역에서 장애를 일으켰다가 복구됐으나 무방비 상태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집중적으로 피해가 갔다. KT의 반복되는 서비스 장애와 미흡한 보상 조치에 대한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KT는 공지 사항을 통해 10일 오전 6시15분부터 “현재 네트워크 장애로 일부 유선전화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라고 안내했다.
이번 사고는 10일 오전 6시부터 서울과 충청 등 일부 지역에서 장애가 시작돼 복구 작업까지 무려 10시간이 소요됐다. 특히 주말 장사를 준비하던 소상공인들이 유선전화 먹통으로 영업에 차질이 생겼다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대전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토요일 날 손님들이 와서 항의하고 난리였다. 수화기에서는 ‘띠띠띠’ 소리만 났다”며 “배달은 주말과 저녁 장사가 제일 많은데 KT를 쓰고 이런 일이 생겨 화도 나고 약정이 끝나면 다른 통신사로 바꿀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배달업체를 운영하는 B씨도 “거래처들 전화 주문을 받아야 먹고 산다”며 “이런 상황에 다른 퀵서비스 사무실로 전화하자니 거래처를 뺏길 것 같았지만 어쩔 수 없이 전화를 걸어서 연결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렇게 되면 수익도 줄어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 강남구에서 자영업을 운영하는 C씨도 “우리뿐만 아니라 주변 상가 모두가 전화가 먹통이 돼 장사를 못하고 있다”면서 “옆집은 어제(9일) 저녁부터 전화가 안 됐다고 하는데 KT에서는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자영업자도 “KT 전화가 안 돼 고객센터에 30분 넘게 기다려 전화했더니 어떤 이유로 장애가 발생했는지 일언반구도 없다”며 “저희 같은 자영업자들에겐 장사를 하지 말란 말과 같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앱으로 주문을 받을 때도 있지만, 예약 전화나 단골손님은 주로 유선전화로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KT 유선전화 먹통 사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유선전화 외에도 인터넷 먹통과 단말기 고장 등 서비스 전체가 문제라고 제기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특히 빈번한 사고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미흡한 보상으로 불만이 반복해서 쏟아지고 있다.
실제로 2년 전 KT의 대규모 통신 장애로 매출에 큰 손해를 입은 한 모(남)씨는 2022년 3월30일부터 KT 전화 회선이 끊겨 2주 동안 사무실 전화를 사용할 수 없었다. 한 씨는 경기도 김포시에서 서비스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한 씨는 “뒤늦게 KT 기사를 통해 인터넷 선로 공사가 원인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돼 보상을 요구했다”며 “당시 3000만 원가량의 매출 손해를 봤지만 KT로부터 받은 보상은 1년 전화 기본요금인 약 7만 원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서울 강서구에서 배달 전문 햄버거 가게를 운영하는 김 모(남)씨도 KT 인터넷 오류가 발생해 약 한 시간 반 동안 점심 배달을 놓쳤다며 “40만 원 이상 손해 봤고 보상을 요구했지만 한 달 치 인터넷 요금 중 약 4만 원 감액밖에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KT는 2021년에도 대규모 통신망 장애를 겪은 바 있다. 당시 사건은 작업 실수와 관리 부실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KT는 사태 수습을 위해 약 400억 원을 투입했으나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1인당 돌아간 보상금은 고작 8000원 수준이었고 통신 요금 할인은 1000원에 그쳤다.
이번 유선전화 먹통 사태에서도 비슷한 수준의 보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비난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쏟아지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아현동 기지국 화재로 서울 수도권 대란 일으키고도 정신 못 차렸다” “KT망 자체가 먹통일 때 데이터 30GB에 4000원 할인해줬다” “문제는 큰데 보상은 찔끔 배째라는 식의 변명” “보상 같지도 않은 보상안 들고나오겠지” 등 비판글이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KT 관계자는 “유선전화 초소형 장비 개선 과정 중 일부 장비 이상으로 일부 고객 통화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으나 복구는 완료된 상태”라며 “현재 보상책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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