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찬선이 쓰는 한국여성詩來

진영논리 벗어나 시비정의를 지킨 조미연 판사<한국여성詩來>

역사가 아무리 혼탁하게 흘러가도, 정의를 지키는 사람이 있다. 이런 여성판사가 있다는 건 우리의 자부심!

홍찬선 | 기사입력 2021/03/08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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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찬선이 쓰는 <한국여성詩來 3>

진영논리 벗어나 시비정의를 지킨 조미연 판사

 자유민주 대한민국 지켜냈다

 

▲  조미연 판사 (사진 인터넷 캡쳐}    © 운영자

 

판사는 서울에 있었다

판사가 서울에 있던 바로 그날부터

그대가 서울의 판사를 보여준 그날부터

벼랑으로 떨어질까, 여기서 끝나고 마는 걸까,

조마조마하던 대한민국이 다시 살아났다

 

모두가 용기가 없어 눈치만 살필 때

모두가 두려워 말로만 수군수군 거릴 때

모두가 가슴 졸이며 권력에 길들여질 때

그대는 그게 아니라고 행동으로 보였다

그대는 그른 건 그른 것이라고 밝게 밝혔다

 

오로지 법과 양심에 따라

오로지 편견과 선입견을 이겨내고 

오로지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해

올바른 판단으로 사법정의를 지켰다

내편 네 편으로 갈린 망국적 진영논리를 극복했다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시키는 대로 따르는 맹종과

상대의 존재 자체를 깡그리 무시하고 

쓸어 없애버리려고 하는 집단이기주의를 

이성과 감성으로 나무라고 정의를 세웠다

 

▲   서로 등진채 오랜동안 갈등관계였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추미애전 법무장관(CG=연합뉴스=여원뉴스 특약]© 운영자

 

그대가 거센 눈보라 속에서 튼실한 씨 뿌려

그대가 거친 들판에 한 송이 봄꽃으로 피어

그대가 뿌린 씨 그대가 피운 봄꽃을 뒤이어

주춤주춤 망설이던 판사들 본연 모습 되찾고*

엉거주춤 뒷줄 대려던 소인배들 정신 차렸다

 

진실로 그 사람 한 명이 역사를 만들었다

고향과 동기와 활동경력을 모두 극복하고

장관이 총장을 좌지우지하며 전횡하지 않도록 

검사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이 유지되도록

사법이 정치에 휘둘리지 않도록 기준을 정했다

 

내가 무엇이 되겠다는 생각을 버리는 순간

진정한 판사의 삶이 시작될 것으로 믿는다며 

목숨 걸고 재판하는 한기택 판사의 가르침이**,

그가 나를 단련하신 뒤에 내가 정금같이 나오리라는 

성경 말씀이 몇날 며칠 가슴에 들렸을까***

 

치우침 없이 제대로 판단하면 그에 따라

올바른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할 수 없어

직업적 양심과 소신에 따라 죄가 되지 않는다는 보고서가

아무런 설명도 없이 삭제됐다는 것을 폭로한 젊은 여 검사****

그의 용기가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고 여겼을까

 

▲   조미연 판사가 근무하는 서울 양재동 소재 서울행정법원,가정법원 건물...[사진=연합뉴스=여원뉴스 특액]  © 운영자


직무배제는 해임과 정직 등 중징계처분과 

동일한 효과를 가져 효력 정지할 필요성이

인정되고 직무정지 처분이 검찰 독립성을 

보장한 검찰청법 취지를 인지하지 못하고 

잊었다고 분명하게 밝혔다

 

쏟아지는 비판은 판사의 업보로 받았다

탄핵해야 한다는 SNS폭언과 다수의 폭력은

한 차례 쏟아 붓고 지나가는 소나기로 여겼다

비 온 뒤에 땅이 더욱 굳는다는 속담을 믿고

변덕스런 정치보다 꿋꿋한 역사를 더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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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미연 판사가 2020년 12월1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추미애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낸 ‘직무정지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한 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는 윤석열 총장의 2개월정직 집행정지를 인용하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는 <자녀 학사비리 혐의>로 기소된 정경심 교수에 대해 징역4년과 벌금 5억원을 선고했다. 

** 한기택(1959. 2.17~2005. 7. 24): “(인사)평정권자에 대한 예속, 관료화의 심화 등의 우려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저는 우리가 포기함으로써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내가 뭐가 되겠다는 생각을 버리는 순간, 진정한 판사로서의 나의 삶이 시작될 것으로 믿습니다. 내가 목숨 걸고 악착같이 붙들어야 할 것은 ‘그 무엇’이 아니라 법정에 있고, 기록에 있는 다른 무엇이라고 생각합니다.”(2005년 2월, 고등법원 부장판사로 승진하며).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대전고등법원 부장판사로 재직 중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슬하에 1남2녀. 

*** <욥기> 23장 10절.

**** 이정화 검사: 대전지방검찰청 검사. 

***** 조미연(1967~):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났다. 서울 휘경여고와 성균관대 법학과 졸업했다. 1995년 37회 사법시험 합격, 1998년부터 광주지법에서 판사생활을 시작했다. 수원지법 서울중앙지법 서울가정법원 서울고법 등을 거쳐 2018년부터 서울행정법원4부 부장판사를 맡았다. 2020년 12월1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추미애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낸 ‘직무정지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하는 판결을 내렸다.

 

▲    이 시대 대한민국에서 가장 詩, 소설, 희곡 등 다양한 분야에 걸처 가장 많은 글을 쓰고 있는 작가 홍찬선의 망중한     ©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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