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여, 아내를 때리고 어찌 극락에 가랴 아내를 이렇게 사랑하라
매맞는 아내도 안됐지만, 매맞는 남편은??
[[yeowonnews.com=김재원] 어느 해 가을 남편을 케이오 시킨 아내를 만난 일이 있다. 남편을 다운시킨 것은, 아내의 2단 엽차기 한 방이었다.
얻어 맏은 남편의 어머니가 필자에게 상의를 해 온 덕분에 필자는 남편을 태권도 2단 옆차기로 다운시킨 젊은 아내 K의 통쾌한 승전보에 접하게 된 것이다.
그 시어머니가 필자에게 요청하여 어느 호텔 코피 숖에서 만난 K는 도대체 미안해서 못견디겠다는 표정으로 들어섰다. 필자를 알아 보고는 자리에 앉기 전에 90도를 꺾는 절을 너덧번이나 계속했다.
“처음부터 때릴려고 마음 먹은 것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하도 손찌검이 심해진데다가 제 머리채를 나꿔채지 않아요? 그래서 일단 밀어버리고 나서 몸을 날려....”
더 이상 구체적으로 남편 구타 장면을 묘사하기가 안되었다 싶었는지 눈물을 확 쏟기 시작했다.
K가 태권도를 배우기 시작한 것은 체육특기자로 대학을 가겠다는 확고한 목표가 있었다든가, 험한 시대를 살려면 여자도 자기 방어롤 할만한 체력이 있어야 한다는 포괄적인 이유에서도 아니다.
그녀의 언니가 어느날 울며 집에 왔는데 눈가에, 등에, 넓적다리에 피멍이 들어있었다. 형부가 때렸다는 것이다.
“야 넌 장차 맞지 말고 살어. 맞지 말고 패주면서 살라구.”
울며 그녀에게 넉두리를 하는 언니의 말을 처음엔 농담처럼 듣다가 이튿날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덜커덕 태권도장에 등록했다. 중학교 3학년 때였다.
“이건 완전히 사기예요. 아 처음부터 태권도 했단 소릴 했으면 내 아들 결혼 안 시켰다구. 남편을 발길로 차서 쓰러뜨리다니!”
시어머니는 아들과 며느리 이혼시키겠다고 노발대발.
K는 잘못했다고 빌었다. 필자가 정말이냐고 물었더니 정말이지 남편을 때리다니 무슨 낯으로 사느냐고 울었다.
그녀를 남편과 화해시키던 날, 남편은 아내가 돌아온 것은 좋아하면서도 은근히 겁이 나는 모양이었다.
“나 또 안 때릴 거지? 또 그러면 나 정말 그냥 안 있어!”
아내에게 얻어맞는 주제에 그냥 안 있으면 어쩌자는 건지, 그러나 눈치 빠르고 센스 있는 K는 웃으며 남편을 안심시켰다.
“아냐. 정말야. 다시는 안 때릴께, 약속할께. 그대신 나한테 또 까불면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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