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 서사 소설… 중국 젊은 세대에 통했나?
SNS ‘샤오홍슈’ 한국 문학 작품에 큰 관심
최은영 ‘밝은 밤’이 중국서 소설 2위 차지했다
[yeowonews.com=김영미 기자]한국 여성작가들의 소설이 중국판 인스타그램 ‘샤오홍슈’에서 화제몰이를 하고 있다. ‘82년생 김지영’ 이후 ‘밝은 밤’ ‘엄마를 부탁해’ 등이 그 주역이다.
15일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김근희 중국 통신원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샤오홍슈에서 ‘한국 여성작가 문학’을 의미하는 해시태그 ‘韩女文学’의 조회수가 늘었다. 지난달에는 한국 여성작가의 작품 조회수가 634만 회를 돌파했다.
‘여성 서사’는 국적을 가리지 않는다
최은영 작가의 ‘밝은 밤(明亮的夜晚)’이 지난해 중국 평점 사이트 ‘도우반(豆瓣)’이 선정한 2023년 베스트셀러 톱10에서 평점 9점(10점 만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출간된 중국 전체 소설 중 2위라는 대기록은 2018년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 화제 이후 최대의 성과다.
소설 ‘밝은 밤’은 주인공 지연이 외할머니로부터 본인은 물론 외할머니의 엄마 이야기까지 100년에 걸친 이야기를 듣는다는 설정이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깨닫는다.
독자의 관심을 반영하는 듯 도우반에는 소설 ‘밝은 밤’에 대한 6720여 개의 서평이 올라왔다. 그중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은 리뷰로 “이 소설의 가장 좋았던 점은 여성 세대 간의 감정 관계를 아주 사실적으로 묘사한 것이다. 이는 남성 작가의 당연한 환상과 추측이 아니라 여성의 관점에서 바라본, 더 많은 도덕적 족쇄를 짊어진 이의 탐구와 몸부림에 관한 이야기다”가 있다.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请照顾好我妈妈)’는 도우반에서 평점 8.4점(10점 만점)을 받았다. 1000건이 넘는 독자 서평 중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은 리뷰에는 “때로는 어머니에게 때로는 딸에게 감정이 이입됐다. 이 책은 친자 관계에 대한 동아시아식 응시이며 남성의 존재를 배제했음에도 가부장적 피해의 산물이다”는 평가가 있었다.
또 “어머니의 과중한 기대와 요구는 딸을 숨 돌릴 틈 없이 짓눌렀지만 엄마와 딸 사이에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사랑과 애증이 있다. 오늘날 많은 모녀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는 후기가 있었다.
위 사례들로 볼 때 여성 서사를 다룬 한국 여성작가들의 해외 인지도가 과거에 비해 많이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
중국의 SNS ‘샤오홍슈’에서는 공지영·김애란 등 한국 소설의 중국어 번역판을 필사하며 공유하는 팬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중국 독자들은 이들 소설의 인기 요인에 대해 “한국 여성작가만의 섬세한 정서와 필체를 잘 반영한 번역이었다”는 평가를 내렸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김근희 중국 통신원은 한국문학이 중국의 젊은 독자들을 매료시키는 것에 대해 “여러 세대의 여성 또는 복잡한 가족관계를 포괄하는 이야기가 호소력 있게 다가온 듯하다. 한국 소설의 감정적인 깊이와 문화적인 통찰력은 중국 독자도 충분히 공감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한국 여성 작가들의 섬세한 감정적 뉘앙스와 독특한 문체를 정확하게 번역하려는 노력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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