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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日本, 쓰레기 소각장? 알록달록 테마파크 놀이시설?

깨끗한 걸로 따지자면 일본만한 나라도 없다. 역사적으로 밉긴 하지만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

김미혜에디터 | 기사입력 2019/05/22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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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포] 혐오시설이라고?…놀이시설 같은 일본 쓰레기 소각장
주민과 공존하는 소각장, 온수풀·목욕탕 등 복지시설도 제공
한국, 2027년 직매립 제로화 추진…소각장 확충은 난항 

 

일본 오사카 마이시마(舞洲)소각장은 겉모습만 보면 마치 놀이시설을 방불케 했다. 알록달록한 형형색색의 곡선형 디자인이 건물 전체를 화려하게 휘감고 있어 소각장인지, 테마파크 놀이시설인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연합뉴스에 의하면 지난 2001년 가동을 시작한 이 소각장은 오스트리아의 유명 건축가인 훈데르트바서가 디자인했다. 오사카 대표 관광지인 유니버설스튜디오 테마파크에서 2km 떨어진 마이시마소각장은 자연환경과의 공생을 목표로 외관 디자인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 일본 오사카 마이시마소각장.     © 운영자

 

소각장 내부에는 견학 방문객을 위한 체험시설도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모형 쓰레기를 크레인으로 수집한 뒤 파쇄기와 선별기를 거치는 공정을 형상화한 체험시설은 마치 인형뽑기 기계를 다루는 것 같아 어린이들에게도 인기다.

 

우메모토 가츠미(梅本勝美) 소각장 공장장은 22일 "마이시미소각장은 하루 처리 용량이 900t에 이르는 거대 소각시설이지만 혐오시설 이미지를 벗고 관광객과 견학생을 불러 모으는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 22일 일본 오사카 마이시마소각장에서 초등학생들이 견학을 마치고 공장 직원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 운영자

 

소각장은 폐기물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 탓에 주민 기피시설로 취급받기 일쑤지만, 일본 소각장들은 엄격한 환경기준을 준수하며 주민과 시민사회에 적극적으로 다가서는 경우가 많다.

 

선진 환경기초시설 벤치마킹을 위해 일본을 방문 중인 인천시 대표단이 지난 20일 요코하마 가나자와(金,水+尺)소각장을 찾았을 때도 이런 운영방침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요코하마시는 소각장 견학 과정을 초등학교 사회과목 현장 활동 프로그램에 포함해 어렸을 때부터 올바른 쓰레기 분리수거법을 익히도록 하고 음식물쓰레기 줄이는 습관을 자연스럽게 몸에 익히도록 만들고 있다.

 

소각장으로 수거된 가구 중 상태가 좋은 것들은 건물 2층 전시장에 배치, 필요한 주민이 가져가 쓸 수 있게도 한다. 최근에는 인근 주민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추첨을 거쳐 배포되는 경우도 많아졌다.  또 다른 요코하마 츠루미(鶴見)소각장은 소각장 옆에 노인복지시설을 건립해 운영하고 있다. 소각 여열을 활용한 온수풀·목욕탕·온실을 개방해 소각장 주변 어르신의 발길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아베 토시히데(阿部紀秀) 가나자와소각장 공장장은 "법령 기준보다 훨씬 엄격하게 유해물질 배출을 관리하고, 정기 분석 결과를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표하고 있다"며 "주민 신뢰를 얻는데 주력하다 보니 소각장 운영에 지장을 줄 만한 민원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 일본 요코하마 가나자와 소각장에서 쓰레기가 크레인으로 옮겨지고 있다.     © 운영자

 

일본 소각장들의 이런 운영 지침은 2027년까지 쓰레기 직매립 제로화를 추진 중인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본은 소각시설을 꾸준히 확충하며 2000년대 초 사실상 쓰레기 직매립을 없앴지만 한국은 이제 직매립 제로화를 향해 걸음마를 뗀 수준이다.

 

정부는 작년 1월 시행된 자원순환기본법을 토대로 10년 주기의 제1차 자원순환 기본계획을 세우면서 직매립 제로화 목표 시점을 2027년 이전으로 설정했다. 쓰레기 직매립 제로화를 실현하려면 가정 내 생활폐기물과 사업장 폐기물 감축, 재활용 확대도 중요하지만 소각시설 확충도 불가피하다.

 

인천의 경우 하루 종량제 봉투 폐기물이 1천291t(2016년 기준)에 이르지만 소각 처리능력이 충분치 않아 385t(29.8%)은 직매립됐다.

 

▲ 22일 오사카 마이시마 소각장 녹지공간. 녹지공간은 평일에 일반 시민에게도 개방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 운영자

 

그러나 소각장 확충사업은 환경 피해를 우려하는 주민 반발 때문에 각 지방자치단체에는 최대 난제가 아닐 수 없다. 인천시도 작년 11월 하루 420t의 폐기물을 처리하는 청라소각장을 보수하고 처리 용량을 750t 규모로 증설하는 방안을 추진하다가 인근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증설 계획을 전면 보류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소각시설이 들어서기 전에 인근 주민들이 우려하고 반대하는 사정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주민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복지시설과 편의를 당국이 제공할 수 있는지, 소각장 가동 이후에도 주민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을 다양화하며 주민을 설득하고 납득시키려는 노력이 충분한지에 대해서는 한일 양국 사이에 격차가 있다.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원인 윤하연 박사는 "소각시설 반대 여론이 지역 이기주의로 매도되는 경우가 있는데, 일본처럼 우리 환경 당국도 주민사회에 적극적으로 다가서는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박사는 "아울러 신도시 정책 입안 등 도시 조성 초기 단계부터 환경기초시설을 확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종량제 봉투에 담겨 버려지는 쓰레기 중 30∼40%는 충분히 재활용할 수 있는 품목"이라며 "직매립 제로화를 위해서는 소각장 확충도 불가피하지만 쓰레기양을 줄이고 재활용률을 높이는 데 더욱 주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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