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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피해자 “남인순 의원, ‘그날의 잘못’ 사과하고 사퇴해야”

여성운동은 남여평등 실현이 목적이다. 운동권 여성이 정치에 투신하는 것도 목적은 하난데 남인순의원은

윤정은기자 | 기사입력 2021/01/18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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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피해자 “남인순 의원, 잘못  사과하고 사퇴하라”

“6개월간 2차 가해 속에  피해자를 방치했다”

 

[yeowonnews.com=윤정은기자]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의 피해자가 피소 준비 정황을 서울시 젠더특보에게 전달한 것으로 나타난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사과와 사퇴를 요구했다.

 

피해자 쪽을 대리 중인 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 공동변호인단은 18일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은 지난 12월30일 검찰의 사건 초기 수사결과 발표 뒤, 지난 6개월간 무수히 자행되어 온 2차 피해와 피해·피해자를 부정하는 고위층의 입장에 대해 가족들의 심경을 밝히기로 했다”며 입장문을 공개했다. 공개된 입장문에는 피해자를 비롯해 피해자의 어머니, 아버지, 동생의 입장문이 포함됐다.

 

▲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7월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한겨레     © 운영자

 

한겨레에 따르면 입장문에서 피해자는 남 의원에게 “‘그날의 잘못’에 책임지는 행동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서울북부지검은 피해자가 박 전 시장을 ‘미투 사건’으로 고소할 예정이라는 사실이 ‘김영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남인순 의원→임순영 당시 서울시 젠더특보’를 거쳐 박 전 시장에게 전달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남 의원은 검찰 수사결과 발표 6일 만에 ‘불미스러운 이야기가 돈다고 물었을 뿐 유출하지는 않았다’는 취지의 입장을 냈다.

 

피해자는 입장문에서 “남인순, 김영순, 임순영 세 사람에 의해 7월의 참담함이 발생했고, 오늘까지 그 괴로움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상황에 책임지는 행동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피해자는 “세 분의 잘못된 행동의 피해자는 저뿐만이 아니다”라며 “여성운동과 인권운동에 헌신하며 인생을 바치는 사람들에게 충격이 되었고, 의지할 곳 없이 여성단체의 도움을 받았던 저와 같이 연약한 피해자들에게 두려움과 공포가 되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해자는 ‘고소장 접수 이전으로 피소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한 남 의원의 해명에 대해 “피소사실과 피소예정사실이 다르다는 프레임을 만드시려는 것 같은데, 피소사실보다 피소예정사실의 누설이 더 끔찍하고 잔인하다”고 했다. 피해자는 피소예정 사실이 유출되고 대책을 논의한 지 하루도 되지 않아 박 전 시장이 사망했다며 “저는 법적인 절차를 밟아 잘못된 행위에 대한 사과를 받고, 상대방을 용서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 모든 기회를, 세 분이 박탈했다”고 밝혔다.

 

피해자는 남 의원이 ‘피해호소인’이라는 단어로 자신의 명예를 훼손하고, 2차 가해가 벌어질 환경을 조성했다며 “이제라도 본인이 알고 있던 사실에 대해 은폐했던 잘못을 인정하고, 저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의원직을 내려놓으십시오”라고 밝혔다.

 

피해자의 가족들 역시 사건이 드러난 뒤 정치권과 박 전 시장 지지자들 사이에서 이뤄진 광범위한 2차 가해로 피해자와 가족들이 고통받고 있다며, 남 의원·김 대표·임 전 특보 등의 사죄 등 책임 있는 처신을 요구했다.

 

피해자의 어머니는 입장문에서 “피해자는 하루에도 몇 번씩 “엄마 내가 죽으면 인정할까?”라는 말을 한다. 자기의 모든 비밀번호를 가르쳐 주며 만일을 위해 기억하고 있으라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책임지고 피해자를 지켜주어야 할 당사자들과 서울시 고위직들은 여전히 사실을 은폐하고, 있던 사실을 지워버리려 서울시 소유의 가해자 핸드폰을 가족들에게 이관했다는 사실까지 전해 들었을 때 느꼈던 비통하고 참혹한 감정을 어떠한 말로도 토해 낼 수가 없다”고 했다.

 

피해자의 동생 역시 “저는 아침이 되면 혹시 누나가 밤사이에 나쁜 마음을 먹고 실행하지는 않았을까 걱정하면서 누나와 엄마의 안위를 확인해야 했다. 누나가 바라는 것은 박 전 시장의 성추행과 그와 관련한 2차 가해들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고 일상으로 다시 복귀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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