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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시인 홍찬선이 직접 르포해서 가슴으로 쓴 100편의 詩

기자 출신 시인이라 해서, 아무나 다 홍찬선처럼 되지는 않는다. 가슴을 가득 채운 에스프리와 정의감이....

김석주기자 | 기사입력 2021/02/25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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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시인 홍찬선이 직접 르포해서 가슴으로 쓴 100편의 詩

       『가는 곳마다 예술이요 보는 것마다 역사이다』

              30여년의 기자생활은 그를 거의 현장에 있게 했고..                   

[yeowonnews.com-김석주기자] 홍찬선은 현장성이 강한 시인이다.  말하자면 참여시인이다. 참여시인은 저항시인으로도 통한다. 참여시인...60년대에서 시작된 참여시는, 민주화의 격랑기를 거쳐 전두환시대가 끝날 때까지를 얘기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자유화, 그리고 민주화가 이루어진 이후의 참여시는, 그러나 자유가 보장된 이후의 시기에 쓰여졌다는 점에서 저항시 계열에 속할지 여부는 두고 볼 일이다. 

 

▲    30여년을 현장을 누비던 기자 홍찬선은, 그래서 시인으로서도 가장 현장성이 강한..... © 운영자

 

홍찬선의 참여시=저항시는 그가 현장성이 강한 시인이라는 점에서 정통성이 발견되기도 한다. 그의 시를 참여시 중에서도 정통성을 인정하는 이유는, 그가 현장 중심의 삶을 살아온 저널리스트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0여년에 걸친 기자생활은 거의 그를 현장에 있게 했고, 유달리 정의감이 강한 기자였기에, 그의 시를 논하는 데 있어, 정의감은 제외시키기 어려운 그의  제1 속성이기고 하다. 

 

최근 그의 현장성 또는 저항성이 강하게 나타난 시는 ‘판사는 베를린에 있다’(시집 칼날 위에서 피는 꽃‘에 수록)로 평가된다 (여원뉴스 1월 23일자 '자유와 민주'를 노래하며 장르 넘나들기에 바쁜 시인 홍찬선  참조) 

 

현장의 시인 홍찬선이 ’진짜 현장시인‘임을 보여준 결정판은 최근 발간된, 그의 또 하나의 현장 시집 『가는 곳마다 예술이요 보는 것마다 역사이다-詩발; 문화자연유산 100처 100시』에서 재발견된다.

 

이 시집은 홍찬선시인이 독도, 도라산역, 오죽헌 등, 역사와 사연이 내재한 한국의 100 곳을 방문한 100편의 시로 구성되어 있다. ’전국 방방곡곡에 있는 문화재와 명승지를 찾아 그것이 품고 있는 뜻을 발로 풀어 쓴 시집‘ 으로 한국의 시인 가운데 가장 현장성이 강한 홍찬선이 쓰기에 가장 제격인 시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 詩발; 문화자연유산 100처 100시‘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     © 운영자

 

“가는 곳이 모두 도서관이었습니다.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 모두 스승이었습니다.” 

제8시집 『가는 곳마다 예술이요 보는 것마다 역사이다』(문화발전소)를 출간한 홍찬선 시인은 “전국 방방곡곡, 있을 만한 곳에 자리한 문화재와 명승지를 발로 돌아보며 한국은 넓고도 깊은 것을 깨달았다”며 현장 취재 소감을 밝혔다. 

 

그 100편의 시 가운데 ’도라산역‘을 여기 소개한다.

 

도라산역

 

도라산역은 늘 아프다

봄날 들꽃 흐드러질 때는 

봐 줄 사람이 없어 아프고

가을 억새 하얗게 산들거릴 땐

함께 월동 준비할 이 없어 아프다

 

도라산역은 늘 애달프다

부인 낙랑공주가 지어 준 암자에 올라

멀리 서라벌을 바라보며 눈물짓던 경순왕의

한이 어렸음일까

고추 빨갛게 익히는 가을볕마저 애달프다

 

남으로 느긋하게 56km 달리면 서울

북으로 좀 서둘러 205km 쏘면 평양

하늘 길 마음대로 오가는 기러기라면

하루에도 몇 번씩 오갈 수 있는 곳

물길 거세게 헤엄치는 물고기라도

가람 바다 거치면 금세 왔다 가는 곳

 

서울에서 기차타고 북으로 달리면 

이곳 지나 유럽까지 갈 수 있다는 

설렘에 부풀었던 희망은 일장춘몽이어서

꼼꼼한 터다지기 하지 않고

튼튼한 기둥 없이 지은 사상누각이어서

 

올 때마다 아프다 

갈 때마다 애달프다 

바라볼 때마다 쓰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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