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떠날 때가 되어도 아름답지 않은 것은 이미 봄이 아니다

다시 오지 않는 봄은 없다. 아름답지 않은 봄도 없다. 봄의 꽃 속에서 우리는 벌써 디음 봄을 예감...

김재원 | 기사입력 2021/04/17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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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절정을 노래하는 날의 카메라 포엠

떠날 때가 되어도 아름답지 않은 것은 이미 봄이 아니다

하늬바람 부는 4월, 다리를 건너는 봄과의 이별 에감

 

▲     © 운영자

 

떠나는 것은 아름답다고 배웠다. 

떠나는 것을 아름답다고 해야

우리는 아름다움에 대해 얘기할 때

봄을 우선 생각하게 된다.

 

변덕스런 하늬바람, 버버리 코트라도 입고 싶은 날,

해마다 4월은 이런 변덕으로 

우리를 움추리게도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환하게 세상을 밝히는 봄이 있어,

떠날수록 아름다워 보이는 봄이 있어,

우리는 4월을 박정하게 대하지 못한다. 

 

▲     © 운영자

 

떠나는 봄을 야속하다고 눈 흘기지도 못한다. 

보아라. 

햇빛은 꽃무데기 속에서 볼 때 더욱 밝고

햇볕은 무더기로 핀 곷잎을 제치고 들어올 때

더욱 따뜻하다고 우리는 말하지만,

사실은 떠날 때를 즈음하여

봄은, 

정 떨어지는 하늬바람으로 우리를 떨게 하는가?

 

▲     © 운영자

 

상주하지 않는 봄이라 

더욱 아름다운 4월의 중순

전쟁기념관의 봄은

우리에게 전쟁을 잊으라고 한다.

전쟁을 잊고 봄만 기억하라고

4월의 전쟁기념관은

전쟁 아닌 꽃으로 핀다. 

 

▲     © 운영자

 

어떤 꽃잎도 미워하지 말라. 

떠나는 꽃잎도 미움받게 생기지 않았다. 

그래서 봄은 우리에게

아쉬움을 남기고 싶어 한다. 

 

가는 봄을, 앞을 막아서지는 못해도

소메 끝이라도 잡고 싶을 때,

떠나는 젊음을 잡을 수는 없어도

가는 봄은 잡고 싶을 때,

그럴 때 우리는 꽃처럼 밝은 

청춘의 주인으로 남아 있게 될까. 

 

▲     © 운영자

 

아이들은 누구나 봄이 떠나면 울려고 한다.

그래서 봄의 한가운데 서있는 아이는

언제나 꽃이고 꽃향기보다 아름답다.

아니 아이에게는

아름답다는 칭찬 보다는

꽃보다 예쁘다는 말이 더욱 칭찬이다. 

 

▲     © 운영자

 

詩 (김재원)

사진 : 박영자(사진작가.여원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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