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청소년 60% 학교생활 만족도 하락, "결혼·자녀 꼭 필요없어"…

청소년들의 결혼 절망감은 정부 책임이다. 이걸 정부책임으로 느끼지 못하면, 그 땐 정부의 비극이다

윤정은기자 | 기사입력 2021/04/22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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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60% "결혼·자녀 꼭 필요없어"…학교생활 만족도 첫 하락

청소년 서비스·판매 취업 늘어…셋 중 한 명 "근로계약 미작성"

 

[yeowonnews.com=윤정은기자] 국내 청소년 10명 중 6명꼴로 결혼을 꼭 하지 않아도 되며 결혼해도 자녀가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율은 3년 전 조사보다 크게 올라갔다.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원격수업 등의 영향으로 학교생활에 만족한다는 응답 비율이 조사 이래 처음으로 하락했다.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전국 5천72가구의 청소년(만 9∼24세) 7천170명과 주양육자 4천80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2020년 청소년종합실태조사'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 김경선 여가부 차관이 지난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0년 청소년종합실태조사' 결과에 대한 온라인 브리핑을 하고 있다.[여성가족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운영자

 

청소년종합실태조사는 정부가 청소년기본법에 근거해 3년마다 실시하는 국가승인 통계다. 가장 최근 조사는 2017년에 이뤄졌다.

 

◇ '결혼 꼭 필요하지 않아' 60.9%…3년 전보다 11.9%p 상승

연합뉴스에 따르면 청소년 중 만 13∼24세를 대상으로 결혼에 대한 생각을 물은 결과 '반드시 할 필요는 없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전체의 60.9%로 나타났다. 2017년 조사에서 똑같이 결혼에 대해 부정적 응답을 한 비율은 49.0%였는데 3년 사이에 11.9%포인트 상승했다.

 

성별로 나눠 보면 여자 청소년은 65.1%가 '결혼을 반드시 할 필요가 없다'는 데에 동의했고, 남자 청소년은 57.1%가 동의했다. '결혼을 하더라도 반드시 아이를 가질 필요는 없다'는 데에는 청소년의 60.3%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이 비율은 2017년 조사(46.1%)보다 14.2%포인트나 높아졌다.

 

▲ 청소년 상대 '결혼 필요성'에 대한 설문 결과[여성가족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운영자

 

정부는 같은 질문을 올해 처음으로 부모 등 양육자에게도 제시했는데,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데에 양육자 59.7%가 동의했다. '아이를 반드시 가질 필요가 없다'는 문항에는 47.2%만 동의해 청소년들과 인식 차이를 드러냈다.

 

김경선 여가부 차관은 지난 20일 진행한 조사 결과 브리핑에서 "청소년들이 미래에 대해서 경제, 사회·경제적인 부담이 그만큼 큰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차관은 이어 "청소년 세대에서 남녀 간의 인식격차가 큰 부분도 결혼이나 출산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는 데 일정 부분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남녀 갈등 문제, 여성·남성 청소년들의 갈등 문제에 대해 서로 같이 토론하고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을 공유하는 활동 지원도 하나의 대책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 공정성에 대해서는 청소년 47.6%가 긍정적으로 답변해 2017년(46.3%)과 비슷했다. 우리 사회가 인권을 존중하는 사회라는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 응답(62.8%)이 2017년(59.6%)보다 다소 증가했다. 사회에 대한 신뢰도는 10점 만점 기준으로 5.84점으로 평가했다. 이는 2017년(5.38점)보다 0.46점 오른 것이다.

 

▲ 청소년 상대 '결혼 필요성'에 대한 설문 결과[여성가족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운영자

 

통일인식과 관련해 '남북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52.3%로 2017년(57.2%)보다 4.9%포인트 감소했다. 남북한 청소년 교류 필요성에 동의하는 비율은 2017년(63.7%)보다 8.5%포인트 줄어든 55.2%로 나타났다.

 

다만 '대북 경제적 지원'에 대해서는 42.4%가 필요하다고 응답해 2017년(38.0%)보다 긍정적 응답 비율이 4.4%포인트 높아졌다.

 

◇ 학교생활 만족도 지난해 첫 감소…아버지와 대화 비율 조사 이래 최저

초·중·고교에 재학하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학교생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학교생활이 만족스럽다'고 답한 비율은 83.0%로 2017년(88.3%)보다 5.3%포인트 하락했다. 이 비율은 2011년 82.1%, 2014년 85.9%로 2017년까지는 상승세였으나 지난해 처음 하락세를 보였다.

 

김 차관은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을 받는 것에 대한 애로도 있을 것이고 교우관계를 맺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만도 있을 것"이라면서 "이런 부분들을 통해서 청소년들이 좀 일상생활에 더 빨리 복귀할 수 있는 지원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사교육 경험과 관련해 '최근 1년간 사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는 응답은 77.8%로 2017년(82.9%)보다 줄었다. 일주일간 총 사교육 시간(9시간7분)도 2017년(9시간26분)보다 감소했다.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은 0.8%로 2017년(0.9%)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학업 중단 사유로는 신체 건강상의 이유(48.3%)가 가장 많았으며 '검정고시 준비'(11.3%), '내 특기를 살리려고'(8.6%), '심리·정신적 문제'(7.6%), '공부하기 싫어서'(7.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중 어머니와 주중 매일 30분 이상 대화하며 시간을 보내는 청소년은 76.2%, 아버지와 주중 매일 30분 이상 시간을 보내는 청소년은 40.6%로 나타났다. 어머니와의 대화 비율은 과거보다 올라갔지만, 아버지와의 대화한다는 청소년 비율은 2011년(72.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양육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이후 가정환경 변화를 물은 결과 42.8%(중복 응답)가 '자녀 돌봄 부담 증가'를 꼽았고 '가구 소득 감소'(41.8%), '생활비 감소'(33.5%) 등이 뒤를 이었다.

 

▲© 운영자

 

양육자들은 코로나19 이후 가장 걱정되는 점으로 '건강상의 문제'(40.5%)를 가장 많이 들었다. 이어 '재정적 어려움'(25.7%), '자녀의 교육·훈련 지연 또는 중단'(17.6%) 등을 언급했다.

 

◇ 청소년 서비스·판매 취업 늘고 사무직 감소…셋 중 한 명 "근로계약 미작성"

청소년(만 13∼24세)들에게 취업 상황을 물은 결과 주요 취업 직종은 서비스(47.4%), 판매(26.3%), 사무(16.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2017년과 비교해 서비스(2.7%포인트↑)와 판매(8.2%포인트↑)직 취업은 늘었지만 사무(5.4%포인트↓)는 줄었다. 청소년들이 취업 중 받은 부당 대우는 고용주나 손님 등으로부터 받은 욕설·폭언(19.5%)이 가장 많았고 이어 무시·왕따(5.6%), 폭행(1.4%) 등으로 집계됐다.

 

노동법 위반 사항과 관련해서는 '근로계약서 미작성' 경험이 30.2%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사회보험 미가입'(8.4%), '과도한 초과 근무'(6.4%) 등의 순으로 부당 처우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 차관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비대면 활동 프로그램 개발·보급과 청소년 학교생활 만족도 제고 방안 등을 모색하겠다"면서 "청소년이 꿈과 역량을 키우고 건강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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