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찬선이 쓰는 한국여성詩來

성악가에서 베세토오페라단장 된 메조소프라노 강화자<한국여성詩來>

천사도 그 음성을 탐내고 질투한다는 강화자의 오페라를 감상한 관객들은, 진짜 <천상의 목소리>라고.....

홍찬선 | 기사입력 2021/10/2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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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찬선이 쓰는 <한국여성詩來 39>

성악가에서 베세토오페라단장 된 메조소프라노 강화자

 오페라와 결혼한 끝 없는 열정

 

▲     © 운영자

 

열정 하나로 문을 열었다

사랑 하나로 무대를 이어갔다

희망 하나로 어려움도 이겨냈다

소명 하나로 열정과 사랑과 희망을 키웠다

 

메조소프라노로서 정상을 달릴 때

베세토오페라단을 만든 것은 

성악가로서 수많은 무대에 선 것을 

바탕으로 후배들에게 당당히 설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주는 봉사였다

 

쉽게, 저절로 이뤄질 일은 아니었다

메조소프라노로서 할 게 더 있을 거라는

아쉬움과

무대에 서는 것과 무대를 만드는 것이

얼마나 다르고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뼈저리게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피하지도, 

물러서지도 않았다

 

▲     © 운영자

 

이 길이

이름도 없는 신인을

베르디 오페라 <아이다>의 

암네리스 공주로 발탁해준 

은혜를 갚는 것이라는 것을 뫔으로 깨달았다*

 

이 길이

은혜를 후배들에게 돌려주어야 한다는 

그분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대 음성에 내 마음 열리는 것처럼**

 

이 길이

피기 시작한 한국 오페라를 

더욱 멋지게 피게 하는 

소명임을 무겁게 받아들였다

 

 

창작 오페라 <백범김구와 상해임시정부>는

그런 소명을 현실로 만들어 낸 도전이었다

IMF외환위기를 겪고 있는 국민들에게

그 어떤 고난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비전을 갖고 행동을 하면 기적이 일어나

비행기가 난다는 꿈을 심어주기 위해서였다

 

▲     © 운영자

 

오페라 <춘향전>을*** 

일본 민간 오페라단과 함께 합작으로 

도쿄문화회관 대강당에 올린 공연에선

일본 가수들도 한글가사로 부른 노래에

한국과 일본의 마음 벽은 무너지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을 달구며

한국의 품격을 눞혔다 

 

품격은 거저 생기는 것은 아니었다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를 위해

독일로 가서 호세 쿠라를 섭외했을 때

메조소프라노 강화자가 연출하는 것이니

출연하겠다고 한 것은 

그동안 뿌린 씨앗이 맺은 좋은 열매였다

 

남자들의 독무대였던 오페라 연출에서 

오페라 <마술피리>를 여성 처음으로 맡아

가족오페라의 붐을 일으키며

관객들의 큰 공감을 이끌어 낸

자신감이 만들어 낸 숨결이었다

 

지금까지 해온 것은

오페라 성악가의 꿈을 키운 

뉴욕 메트로폴리탄에서 

<춘향전>과 <황진이>를 엮은

오페라를 올리는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준비였다

  

▲     © 운영자

 

특별한 일이 없을 때는 공연장을 직접 찾아

이름이란 편견과 선입견을 깨고

정말로 실력 있는 성악가를 골라내는

‘스테이지 캐스팅’을 한다

 

신예를 보면서 행복을 느끼고

신인을 발굴하면서 보람을 맛보며

메트로폴리탄의 꿈을 다지고

나를 기억해주는 누군가가 있을 것임을 믿으며

 

베이징과 서울과 도쿄를 이어

아시아 최고를 위해 만들어진

베세토오페라단이 

베를린과 서울과 토론토까지 확장해

세계 최고로 발돋움하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공연장과 기업인을 찾아다닌다

 

이미 세계 수준으로 오른 성악가들이

마음껏 설 수 있는 무대를 보다 많이 만들려고,

한번 쓴 무대장치들이 그냥 버려지지 않게

‘오페라 타운’을 만들어 

사랑받는 명소로 가꾸어지기 위해

 

집까지 팔아야 했던 어려움도 잊고 

성악가에서 대학교수를 거쳐

연출가가 됐던 열정은 

오케스트라 지휘자로도 이름을 날리겠다는

꿈을 꾸며

오늘도 신발 끈을 질끈 조인다

 

▲     © 운영자

 

* 뫔; 몸과 맘(마음)을 합해 만든 말, 몸과 마음이란 뜻. 

**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에 나오는 아리아의 한 구절. 

*** 현제명이 작곡한 오페라 <춘향전>의 2002년 10월 도쿄 공연은 한국의 무용단, 한일엽합합창단, 일본측 지휘자와 오케스트라가 협력해 무대를 만들었다. 한 달 뒤 중국에서도 공연되 이 작품에서 강화자 단장은 무대 뒤에선 총감독으로, 무대 위에선 월매 역으로 열연했다. 

 

**** 강화자(姜華子); 충남 공주 출생. 공주사대부고와 숙명여대 성악과를 졸업한 뒤 1971년, 오페라 <아이다>의 암네리스 공주역을 맡아 프리마돈나로 데뷔했다. 2년 뒤 미국 뉴욕 맨하탄 스쿨오브뮤직의 장학생으로 유학하며, 재학 중에 메트로폴리탄. 푸치니, 케니디 콩쿨 등에서 입상했다. 뉴욕링컨센터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에브리피셔홀, 캐나다 토론토, 모스크바 비엔나 프라하 등에서 수백회 연주회를 개최했다. 

1976년 국립오페라단의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 초청과 1980년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의 주역을 맡은 뒤 1981년, 연세대 음대 교수로 스카웃 돼 19년 동안 후학 양성에 힘썼다. 1997년에 베세토오페라단을 창단해 24년 째 경영하고 있다.  

2003년, 우크라이나 정부에서 문화훈장을 받았고, 2011년, 제4회 대한민국오페라대상을 수상했다. 2014년에 올해의 숙명인상을, 2019년 제1회 이탈리아 베니스 세계평화예술인상을 받았다.  

  

▲ 취재차 남해 독일마을에 들른 작가 홍찬선   ©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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