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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이 나섰다, 보수정당 첫 여성 원내대표, 구원투수다

나경원이 십자가를 졌다. 한국당 되살리기와 보수 되살리기의 십자가가 그에게 주어졌다.

이정운기자 | 기사입력 2018/12/11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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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리트 스타 정치인 나경원, 한국당 첫 여성 원내대표로 

 이회창 특보로 정계 입문 후 4선 성공…서울시장 선거 패배로 시련
'이미지 정치' 편견 극복·당내 소통 강화가 과제 

 

빨간자켓의 열정녀 나경원이 거물정치인으로 자리 굳히기 거동을 시작했다.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에 4선 나경원(서울 동작을) 의원이 선출된 것이다. 나 의원은 11일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해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총 103표 중 68표를 받아, 35표를 얻는 데 그친 김학용 의원을 압도적으로 눌렀다. 나 의원은 세 차례 도전 끝에 국내 보수 계열의 정당 역사상 첫 여성 원내대표가 됐다.

 

나 의원은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우리 당이 통합과 변화를 선택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예전의 계파 프레임에 갇혀서 과거에 갇히지 않고 미래를 선택했고, 그 과정에서 선거 결과처럼 통합을 선택한 게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   엘리트 스타 정치인 나경원, 한국당 첫 여성 원내대표로   © 운영자

 

이날 경선은 친박(친박근혜)계를 중심으로 한 잔류파와 비박계 복당파의 계파 대리전 구도로 치러져 애초 박빙 승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개표 결과, 그런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나 의원이 배 가까운 지지를 받아 낙승했다.

 

나 의원이 친박계의 지지세에 힘입어 당선됨에 따라 당분간 친박계를 중심으로 당 운영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립 성향으로 분류되는 나 의원은 이번 선거전에서 '통합'과 '변화'를 강조하며 계파색 옅은 의원들을 파고들었고 이게 주효했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또 계파 갈등에 염증을 보이며 중립을 표방한 초·재선 의원 74명 중 상당수가 나 의원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비박계가 당선될 경우 친박계의 신당 창당설이 현실이 되어 분당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고 우려한 의원들 역시 상당수 '안정'을 선택했다고 당 관계자들은 짚었다. 나 의원은 당 안팎으로 산적한 과제와 직면하게 됐다.

 

원내에선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포함한 선거제 개혁과 유치원 3법 논의를 위해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농성 중인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과 협상이 당면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여기에 당내에선 차기 전당대회 규칙 논의와 현재 진행 중인 당협위원장 교체와 같은 인적쇄신 방안을 놓고도 계파간 갈등의 조정 역할을 맡게 됐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는 한국당의 여성 최다선(4선) 의원으로, 탄탄한 정치 행보를 걸어온 엘리트 정치인으로 평가받는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판사 출신으로서 2002년 당시 법조계 대선배인 이회창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대선후보 특보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 전 총재의 대선 패배 이후엔 변호사로 활동하다 2004년 17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로 원내에 진출했고 18대 총선 때 서울 중구에서 당선되며 재선에 성공했다.

 

▲     © 운영자


17∼18대 국회에서 대변인과 최고위원 등을 지내며 당의 간판 여성 정치인으로 떠올랐다.

18대 국회에서는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간사를 맡아 이명박정부의 역점 추진과제였던 미디어법을 처리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당시 미디어법은 대기업·신문의 방송 진출을 가능하게 하는 내용 등 첨예한 쟁점을 포함하여 진보 야권의 극심한 반발을 샀고, 결국 직권상정 처리됐다.

 

나 신임 원내대표가 꽃길만 걸은 것은 아니다.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당내 경선에서 쓴맛을 봤고, 2011년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의 사퇴로 치른 보궐선거에서도 박원순 현 시장에게 패배했다.

 

▲ 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새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새로운 원내대표 선출된 나경원 의원이 정용기 신임 정책위의장과 꽃다발을 들고 있다.     © 운영자

 

이듬해 19대 총선에서는 불출마를 선언하며 정치 공백기를 가졌다. 그러다 당의 요청으로 출마한 2014년 7·30 서울 동작을 보궐선거에서 노회찬 야권 단일 후보와의 박빙 승부 끝에 승리하며 복귀 신호탄을 쏘았다.

 

이후 당 서울시당 위원장에 이어 2015년 여성 의원 최초로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맡으며 정치력을 입증했다. 20대 총선에서도 배지를 달면서 중견 정치인의 대열에 들어섰다. 삼수 끝에 원내대표에 선출됨으로써 보수 진영 최초의 여성 원내대표라는 타이틀도 갖게 됐다.

 

나 원내대표의 '엄친딸'(엄마 친구 딸·모든 걸 갖춘 사람을 비유해 이르는 말) 이미지는 가끔, 주요 국면에서 오히려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했다. 사학재단의 딸로서 부유한 환경에서 성장한 데다 판사 출신 엘리트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는 앞선 서울시장 선거 과정에서 상대 진영으로부터 '온실 속 화초'라는 공격의 빌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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