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선물한 청춘"…송정 맏언니 68세 은발의 서퍼
해외여행 중 서핑 즐기는 노인보고 가슴 뛰어 입문
체력관리로 하루 8시간 서핑도…"또래 서퍼들 많아졌으면"
[yeowonnews.com=윤영미기자] 청춘들의 서핑 메카 부산 송정해수욕장에는 흰머리를 휘날리며 파도를 가르는 서퍼가 있다. 주인공은 양영숙(68)씨.
그는 20~30대들로 붐비는 라인업(바다 위 파도를 기다리는 곳)에서 '송정 맏언니'로 불린다. 수준급 실력으로 파도를 잡아서 타는 모습은 30~40살 어린 서퍼들을 놀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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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에 따르면 2019년도 4월 서핑을 배우기 시작한 그는 순수 동호인이다. 그는 호주를 여행하다 우연히 백발의 할머니가 파도를 가르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뛰었다고 한다.
1남 1녀를 출가시키고 손주까지 키워낸 뒤 가슴 뛰게 만들던 서핑을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체력은 자신 있었지만, 60세가 훌쩍 넘은 나이에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호주에서는 서핑이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국민스포츠지만 아직 국내 서핑은 청춘들의 전유물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해 쉽게 용기가 생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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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씨는 20차례 넘게 송정 해수욕장을 찾아 서핑숍을 기웃거리기만 했을 뿐 문을 두드리지 못했다고 한다. 다시 한번 용기를 내 자녀와 손주와 함께 서핑에 입문한 그는 그길로 서핑에 푹 빠져들었다.
그는 서핑을 위해 하루 한 시간씩 운동으로 유연성과 코어 근력을 강화하며 기초 체력을 기르고 1년 만에 16㎏을 감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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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3~4번 파도가 있는 날이면 대중교통을 이용해 송정해수욕장에 출석 도장을 찍는다. 서핑에 입문한 이후 건강관리를 꾸준히 해 체력 면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한다.
양씨는 "지난해 파도가 너무 좋은 날 하루 8시간 30분 서핑을 즐긴 적도 있다"며 "힘이 안 든다면 거짓말이지만 서핑은 힘을 빼야 더 잘되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체력관리만 하면 60~70대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스포츠"라고 말한다.
그는 서핑이 주는 매력을 '에너지'와 '힐링'이라는 단어로 정의했다. 양씨는 "이 나이에 서핑을 안 했으면 뭐를 했을까 생각해본다"며 "손주를 봐주든가 등산이나 노래 교실을 가 평범한 일상을 보냈을 텐데 서핑을 하고 나서부터 인생이 에너지 넘치고 건강해지면서 특별해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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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파도를 타는 짜릿함도 좋지만, 서핑은 자연(바다)을 즐긴다는 점에서 큰 매력이 있다"면서 "파도가 없어 못 타도 바다 위에서 가만히 있다 보면 계절과 날씨와 시간에 따라 다른 매력을 주는 자연을 느낄 수 있는데 그 순간 힐링이 되고 마음을 정화해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처럼 서핑을 즐기는 또래 친구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소망한다. 양씨는 "서핑은 아직 젊은 사람들 운동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며 "언젠가는 넓은 바다를 놀이터 삼아 놀 수 있는 서핑이 좀 더 대중화해 라인업에서 또래 친구들을 많이 만났으면 좋겠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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