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詩來

자살하려던 젊은이 살린 장애인 가수 배은주 <한국여성詩來>

육체적인 장애를 극복하고 정신적으로 승리하며 사는 사람들이 있다. 육체의 장애가 오히려 그 인생을....

홍찬선 | 기사입력 2021/06/29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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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찬선이 쓰는 <한국여성詩來 22> 

자살하려던 젊은이 살린 장애인 가수 배은주

소아마비 극복한 두 딸 엄마

 

▲     © 운영자


 

한 살 때 열병과 함께 찾아온 

소아마비 바이러스로 하루하루를  

방안에서만 살아야 했던 소녀가 있었습니다

 

똑바로 앉을 수도 없어 학교에 가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했지만 조그만 창문을 통해

바깥세상을 보고 책을 읽으며 꿈을 키웠습니다

 

언젠가는 반드시 저 세상으로 나아가

외로움을 달래던 노래로 아픈 사람들과 함께 하는 

가수가 되겠다는 꿈이었습니다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세 가지 큰 도전을 했습니다

혼자 공부해서 초중고 과정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허리부터 다리까지 수술을 받아 이동의 자유를 얻었으며

전자회사에 취업해 자립의 기반을 닦았습니다

 

▲     © 운영자

 

사회 속으로 들어가 사회구성원으로 

평범하게 살아가는 소박한 꿈을 이루었지만  

시련은 끝난 게 아니었습니다

 

또 다른 꿈, 대학생이 되는 꿈을 위해 

근무가 끝난 뒤 입시공부를 하다 밤늦게 

운전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자동차 사고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살아왔지만

힘들게 찾았던 자유를 다시 빼앗겼습니다

 

모든 것을 포기하려고 했을 때

모든 것을 버리고 헌신적으로 간호해준

남자친구의 사랑으로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나를 시험하기 위해 찾아온 

두 번째 고통을 이겨낸 기적에 

보답하기 위해 새 도전에 나섰습니다

그 남자와 결혼해 딸 둘을 낳았고,

제1회 KBS장애인가요제에 참가해 

은상을 받았습니다

 

 

▲     © 운영자



좋아하던 노래를 마음껏 부르는 가수가 되어 

무대에 섰을 때 너무 긴장해 

마이크 켜지 않은 채 노래 불렀는데

엄청난 실수로 고개도 들지 못했는데

또 한 번의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한 젊은이가 그의 손을 덥석 잡으며

다시 살게 해 주어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자살하기 전 마지막으로 교회에 나왔다

조금 전 노래를 듣고 희망이 생겼다

앞으로 열심히 살겠다고 결심했다

는 말에 한 사람을 위해서라도 

노래 부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한국장애인국제예술단을 창단했습니다

나만 노래하면 되는 게 아니라

재능이 있지만 공연기회가 없어 좌절하는 

장애인 예술인들과 함께 꿈을 만들기 위해서였습니다

 

걸을 수 없다면 날아야 하겠지

볼 수 없기에 꿈은 만져야 해

지금껏 너를 둘러싼 어둠을 헤치고

빛으로 나오길 바라

용기를 내, 힘을 내, 바라는 모든 것 이룰 수 있으니

용기를 내, 힘을 내, 바라는 것 보든 것 해낼 수 있으니*

 

스스로 노랫말을 짓고

작곡가들을 찾아다니며 노래를 작곡해

음반제작비 지원을 받아 음반을 만들고 

‘찾아가는 드림콘서트 희망코리아’ 순회공연을 하고,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어

프랑스 초청으로 파리에서도 공연했습니다 

 

▲     © 운영자

 

저 하늘 너머에는

우리의 꿈 있지

밤하늘 수많은 별빛들은

너만을 위해

너를 위해서 아름답게 빛나지**

 

배은주는 장애를 진한 사랑으로 승화시켜

세상에 감동과 기쁨을 전하는 사람입니다***

 

배은주는 『네 바퀴의 꿈』에 나오는 

모음 숫자만큼 노력하고 자음만큼 슬퍼하며

받침만큼 용기 내어 완성했을 것입니다****

 

배은주는 두 딸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기 위해

장애인 예술가들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오늘도 희망과 사랑으로 삶과 세상을 아름답게 합니다

 

▲     © 운영자

 

* 배은주 작사 <네 바퀴의 꿈> 앞부분. 『네 바퀴의 꿈』, 214쪽.

** 배은주 작사 <우리가 꿈꾸는 세상> 중간 부분, 『네 바퀴의 꿈』, 155쪽. 

*** 아나운서 황수경의 말. 

**** ‘슈퍼스타K’ 출신 가수 김국환의 말.    

   

***** 배은주; 한 살 때 열병으로 인한 소아마비를 앓아 하반신이 마비됐다. 걸을 수 없어 학교에 다닐 수 없는 상황을 이겨내려고 집에서 독학으로 초중고 학력인정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대학에 입학하려고 시험을 치렀으나 면접에서 낙방한 뒤 여수애양병원에서 척추측만증 수술을 받았다. 퇴원한 뒤 작은 전자회사에 취직해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경차를 사서 운전하며 출퇴근했다. 어느 날 밤 자동차사고로 다시 입원해 1년여 동안 지독한 통증에 시달리며 누워 지냈다. 남자친구의 헌신적인 간호와 사랑으로 의학적으로 치료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은 고통을 이겨내고 결혼하고 두 딸을 낳았다. 

KBS 장애인가요제에 참가해 은상을 받고 나서 가수가 되었다. <네 바퀴의 꿈>과 <우리가 꿈꾸는 세상>을 직접 작사해 노래를 불렀다. 실력은 있지만 가수로 인정받지 못한 몇몇 장애인 가수들과 함께 ‘한국장애인국제예술단’을 만들었다. 

2007년 10월12일부터 6개월 동안 KBS 제3라디오 저녁 7시 ‘소리로 보는 세상’이란 프로를 진행했다. 2021년 3월19일, 2년 임기의 제5대 한국장애인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 회장에 취임했다. 

 

▲   마라도 휴가여행중인 홍찬선작가  ©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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