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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이겨내고 음악치료 나선 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한국여성詩來>

과거를 돌아보면 위대한 여성들이 많이 있다. 그리고 미래를 밝게 열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는....

홍찬선 | 기사입력 2021/06/2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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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찬선이 쓰는 <한국여성詩來 21>

우울증 이겨내고 음악치료 나선 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

 ‘과르니에리’ 영구 임대받은 천재

 

▲     © 운영자

 

툭! 

하고 바이올린 현이 끊어졌다

느닷없는 돌발 상황이 벌어졌는데도

박지혜 바이올리니스트는 당황하지 않았다

이백여든여섯 살 된 과르니에리가 

더위에 피곤했나 보다며 웃음 짓고

현을 갈고 나와 아무런 일 없었다는 듯

나머지 곡을 더 열정적으로 연주했다*

 

십여 년 전 국제콩쿠르에서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와 파르티타’를 

연주하다 갑자기 손이 멈추고 음을 잊어버려

캄캄한 어둠 속에 내동댕이쳐지는 블랙아웃을 

겪었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한 때 심각한 우울증을 앓으면서

교통사고나 불치의 병이 아니라 

마음의 병으로도 죽음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며 

삶보다 죽음이 더 가까웠던 경험이** 

무대 위 돌발 상황을 재치 있게 넘기고

청중들의 박수를 이끌어내는 여유를 주었고,

 

캘리포니아 롱비치 TED 강연장에서

세계 최정상 기업의 CEO와 노벨상 수상자,

그리고 할리우드 영화배우들의 앞에서 

자신의 우울증 경험을 털어놓으며 

열정적인 비발디의 여름과 쇼팽의 녹턴,

헨델의 사라방드로 그들의 마음을 

빼앗았던 것도 한결 느긋함을 즐기게 했다  

 

▲     © 운영자


박지혜는 확실히 다름을 보여주었다 

바이올린을 연주한다고 해서

모두 똑같은 바이올리니스트가 아니라는 걸,

 

연주하기 전이나 중간 중간에 

자기가 연주할 곡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클래식의 벽을 낮추고 공감을 이끌어 낸다는 걸

 

독일 정부가 국보급 바이올린인 

‘과르니에리’를 평생 임대해 주고 

미국 카네기홀에서 독주할 정도로 

세계에서 천재로 통하는 바이올리니스트로서

병원과 교도소, 교회와 나병환자 격리소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찾아다니며 

위로와 치유의 음악을 연주한다는 걸

 

끊임없는 도전이 그의 삶이었다

연습실이 없어 카를스루 숲속에서 연습하고

바이올린을 얻으려 악기장학콩쿠르에 참여하고

자신을 위해 스스로의 삶을 포기한

엄마의 삶을 되찾아주기 위해 

스승의 만류를 제치고 국제콩쿠르에 나갔다

 

▲     © 운영자

 

연습시간을 늘리려고 분초를 다퉜고

현을 누르는 왼손 손가락이 모두 문드러졌어도

멈추지 않았다, 이뤄야 할 꿈이 뚜렷했기에,

클래식의 변방인 한국 사람이 

클래식의 중심인 독일에서 성공하기 위해,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들 뿐

이라는 니체의 말을 스승으로 삼았다***

 

클래식으로 이름을 날린 뒤 도전은

록과 클래식를 조화시키는 것이었다

유니버셜 뮤직의 제안으로 

비발디의 사계와 헨델의 사라방드,

파헬벨의 캐논과 비탈리의 샤콘을 

록으로 편곡해 음반, ‘바로크 인 록’을 내

골든디스크를 만들었다

 

그의 도전은 아리랑 편곡으로 이어졌다

독일에서 태어나 자라고 공부하는 동안

독일 사람들이 한국을 잘 모른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대한민국을 알리려고

가장 서양적인 악기인 바이올린으로

가장 한국적인 음악인 아리랑을 통해

가장 박지혜다운 음악, ‘지혜 아리랑’을 편곡했다 

 

그는 ‘지혜 아리랑’을 독도 정상에서 연주했고,

베를린 필하모닉 콘서트홀에서

뉴욕 링컨센터와 평양극장에서

‘평화콘서트투어’를 열어 

지혜 아리랑을 연주할 꿈을 꾸고 있다

 

▲     © 운영자

 

코로나는 그의 새로운 도전을 자극했다

사람이 사람 만나기를 꺼리고

관중과 함께 하는 무대가 사라진 나날,

코로나우울증을 이겨내기 위해 

AI로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11번’을

작곡해, 베토벤을 이백년 만에 되살려 놓았다**** 

 

그의 진정한 도전과 진짜 삶의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그의 삶 가장 어두웠던 순간이 지난 후에도 

그의 삶이 계속되었듯, 그의 삶 가장 빛나는

순간이 지난 뒤에도 그의 삶이 계속될 것이기에,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젊은이로서

세계적인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로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AI를 활용한 작곡가로서

다음 세대를 짊어질 꿈나무들의 본보기로서  

‘아이바이올리너’가 되기 위해…*****

▲     © 운영자

 

* 2021년 6월15일,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박지혜 바이올린 리사이틀-포스트코로나, 다시 베토벤 250주년’ 공연의 끝부분인 ‘베토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연주하는 도중에 바이올린 현이 끊어졌으나, 당황하지 않고 현을 갈아 끼우고 나와 앵콜 곡까지 무사히 연주했다.   

** 박지혜, 『당신을 위한 음악이 나를 위로하네』(서울: 시공사, 2016), 11쪽.

*** 박지혜, 『당신을 위한 음악이 나를 위로하네』, 129쪽. 

**** 박지혜는 ‘박지혜 바이올린 리사이틀-포스트코로나, 다시 베토벤 250주년’ 공연에서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11번’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연주해 관중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 아이바이올리너(i-Violiner);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처럼 누구나 원할 때 쉽게 찾을 수 있고 또 위안과 기쁨을 줄 수 있는 연주자, 언제 어디서나 꼭 필요한 소금 같은 연주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담아 박지혜가 직접 만든 말. 박지혜, 『당신을 위한 음악이 나를 위로하네』, 198쪽.

****** 박지혜(1985~); 독일 마인츠에서 유전공학자 아버지와 바이올리니스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한글과 한국문화를 배우기 위해 초등학교 때 귀국해 전주에서 공부한 뒤 중학교 때 다시 독일로 가서 14세 때 마인츠대학의 입학허가를 받았다. 대학에 입학하려면 16세 이상이었던 학칙까지 개정하면서였다. 

독일 총연방 청소년 콩쿠르에서 2번 1등했으며, 2003년부터 14년까지 독일정부로부터 국보급 바이올린인 ‘페트루스 과르니에리(1730년산)’를 무상으로 대여 받은 뒤 반납하고 2014년부터는 ‘1735년 산 과르니에리’를 평생 사용할 수 있도록 임대받았다. 

2013년에 세계적인 강연 컨퍼런스인 ‘TED2013’에 한국인 최초로, 강사로 초청받아 강연한 뒤 ‘TED 최고의 7인 중 한 명’이란 평가를 받았다. 2011년에 대한민국을 빛낸 존경받는 한국인 대상을, 2014년에 대한민국 예술문화인대상(음악부문)을 받았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대사로 활동했다. 

현재 연세대학교 겸임교수로 AI를 활용한 작곡과 연주를 시도하고 있다. 병원 교도소 나병환자격리소 등을 찾아다니며 위로와 치유 공연을 하면서, 클래식을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   여원뉴스에 <한국여성詩史> 에 이어 <한국여성詩來>를 연재중인 홍찬선작가©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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