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김일성’ 이름 적힌 오메가 시계...얼마나 할까

수집가라면 모를까, 그 시계 갖고 싶어 할 사람이 어디 있을까? 거져 준다면 몰라도 돈 주고 사기는 좀....

양승진기자 | 기사입력 2021/09/08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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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이름 적힌 오메가 시계...가격이 얼마나 할까 

中 타오바오서 1972년 시계 한화 135만원

김정은 위원장은 ‘김정일’ 이름 새긴 시계 선물 

 

[yeowonnews.com=양승진기자] 김일성 이름이 적힌 오메가 시계. 타오바오에서 왼쪽 위가 135만원이고 나머지는 110만원대 내외다.

 

▲ 김일성 이름이 적힌 오메가 시계. 타오바오에서 왼쪽 위가 135만원이고 나머지는 110만원대 내외다.     © 운영자

 

‘김일성’ 이름이 붉은 글씨로 적힌 1972년 4월 15일 오메가 시계는 얼마나 할까. 중국 ‘타오바오’에서 7500위안(한화 약 135만원)이다. 또 다른 다양한 김일성 오메가 시계도 대략 110만원대에 올라있다. 2017년 3월 ‘이베이’에서는 김일성 시계가 5495 달러 (약 611만원)에 올라오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수집가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며 김일성 시계는 고가에 거래된다는 소식이다. 

 

▲ 2017년 이베이 경매에 올라온 김일성 시계, 한화 611만원이다.     © 운영자

 

◆김일성 시계는 국기훈장 1급 해당

김일성 시계는 김일성 이름이 적힌 스위스 명품시계로 북한의 최고훈장인 국기훈장 1급에 해당돼 특권층의 상징물이다. 북한에서는 시계가 김일성-김정일의 ‘선물정치’ 중에서 정점인 셈이다. 그래서 가보로 여길 만큼 최고의 대접을 받는다. 보통 ‘명함시계’ ‘존함시계’라고 불린다.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1980년대 중반 량강도 혜산시에서 한밤중에 위연지구를 지나던 한 간부가 군인 강도들을 만나 ‘명함시계’를 빼앗겼다. 북한 당국은 ‘명함시계’를 강도당했다는 이유만으로 즉각 국가 수사를 선포하고 대대적인 검문을 시작했다. 그러자 범인들은 수건에 싼 명함시계를 슬그머니 량강도 당위원회 정문 앞에 버리고 가면서 마무리됐다. 범죄자를 잡겠다는 수사가 아니라 ‘명함시계’를 찾는다고 소동을 피운 것이어서 주민들은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또 2000년 8월에 제1차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진행됐다. 상봉자들 중 김일성종합대학 교수이며 ‘인민과학자’ 칭호를 받은 조주경 박사가 나와 한국에 살고 있는 동생들에게 자신이 받은 김일성 ‘명함시계’를 자랑해 언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기도 했다. 

 

▲ 2019년 7월 2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당시 김정은 시계. 1400만원대 스위스 IWC 제품이다.     © 운영자

 

◆초기엔 6000달러 넘는 금시계 선물

‘명함시계’는 종류가 다양하다. 김일성이 갈겨 쓴 빨간색 명함이 새겨진 시계는 스위스와 일본의 유명한 회사들에서 부품을 들여와 ‘삼지연’ ‘모란봉’이라는 이름을 달고 생산했다. 말이 국산품이지 수입품이나 다름없다.

 

첫 명함시계는 1972년 김일성의 생일 60돌을 계기로 김정일의 제안에 의해 스위스에서 주문방식으로 수입해 들여왔다. 세계적으로도 가장 유명하고 값이 비싼 스위스의 오메가, 랑코, 티쏘 손목시계가 ‘명함시계’로 선정됐다. 

 

북한은 ‘명함시계’가 빨치산 시절 김일성이 부하였던 안길에게 자기의 손목시계를 주면서 우정을 약속했던 데서 기원됐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실제 안길은 중국 동북에서 빨치산 활동을 하던 수많은 조선인들 중에 하나였으나 김일성의 부하는 아니었다. 

 

‘명함시계’에도 등급이 있다. 초기엔 시세가 6000달러(약 698만원)가 넘는 오메가 금시계를 일괄적으로 선물했으나 훗날 고위 특권층의 직급에 따라 가격이 2000달러(약 233만원) 미만의 하위급 오메가로부터 일본의 세이코까지 있었다. 

 

구체적으로 금수산의사당경리부 만청산연구원 당비서 신영민은 결혼식 선물로 김정일로부터 김일성의 명함이 새겨진 순금 오메가 시계를 선물 받았는데 항상 손에 차고 다니면서 자기가 받는 신임이 얼마나 큰가를 과시하곤 했다고 한다. 

 

▲ 중국 타오바오에 올라 있는 김일성 시계. 뒷판에 등록번호가 찍혀 있다.     © 운영자

 

◆등록번호 있어 팔면 처벌 받아

스위스산 컨스틸레이션 오메가 금시계와 롤렉스시계들도 중앙당 고위간부들의 손목에 채워져 충성경쟁의 상징이 되었다. 김일성 시대에는 주로 오메가 시계가 많았지만, 김정일 시대에는 롤렉스가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김정은은 롤렉스, 오메가, 파네라이 등 다양한 고급시계들을 간부들에게 선물하면서 충성경쟁을 유도했다. 

 

​북한은 1972년부터 ‘명함시계’ 정치로 인해 지금까지 선물을 받은 대상자들이 수만 명에 달할 정도다. 김정일은 ‘명함시계’라고 했으나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지 않았고, 김정은은 아버지 김정일의 이름이 새겨진 손목시계를 선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명함시계’는 등록번호가 있고 평양에 따로 수리소가 있다. 등록번호가 있어 함부로 거래하거나 팔면 처벌까지 받았다는 후문이다. 북한의 스위스 시계 수입은 2016년 이후 유엔 대북제재 영향으로 매년 1만 스위스 프랑(미화 약 1만1000 달러)이었으나 코로나19 이후에는 국경이 폐쇄되면서 단 한 차례도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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